본문 바로가기

일상/결혼준비 팁 공유

갑자기 결혼이 5개월 앞으로 정해졌을 때 세웠던 준비계획

첫인사 자리였으나 갑분결(혼식)이 되었던 자리

2019년 6월 8일, 이 자리는 남자친구가 나의 부모님에게 정식으로 인사드리는 겸, 그리고 결혼할 생각이 있다며 말씀만 드릴 자리였다. 하지만 곧 결혼식을 11월에 잡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내년 3월쯤을 예상하고 있던 나는 '무슨 소풍가는 것도 아니고 결혼식을 5개월 있다가 올리래..? 말이돼??' 했지만 생각해 볼 수록 그 날만이 양가 및 부모님과 우리의 스케줄에 가장 적절한 시기였다. 적절한 때가 확실히 정해져 있다면 나에게 남은 시간도 확실히 정해져 있었다. '5개월'. 

 

자, 그러면 먼저 정해야할게 뭐지?

 

처음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듯 나도 결혼의 '결'자도 모르기 때문에 이건 무슨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몰라 말 그대로 막막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하나는 중요도(=필요성이 높은 정도) 순, 다른 하나는 내가 일정을 맘대로 잡을 수 있는 것/없는 것 이었다. 그렇게 나누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부터 나열하면다음처럼 결론이 내려졌다. 

참고로 집은 6개월 뒤부터 필요해서 집 알아보는 과정은 없음 + 스튜디오 촬영도 생략해서 없음(대신 가봉스냅 진행)

 

1. 꼭 필요하고 - 내가 하고 싶다고 예약할 수 없는 것 = 예식장 잡기, 촬영작가 예약하기, 드레스+메이크업샵 고르기
2. 꼭 필요하고 -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 = 청첩장 찍기, 항공권 및 호텔 예약, 웨딩밴드 맞추기
3. 꼭 필요하진 않고 - 내가 하고 싶다고 예약할 수 없는 것 = 그딴거 안 함
4. 꼭 필요하진 않고 -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 = 피부관리, 염색 등 주로 미용 관련된 것

 

 

<1번 항목>

1. 꼭 필요하고 - 내가 하고 싶다고 예약할 수 없는 것

= 예식장 잡기, 촬영작가 예약하기, 드레스+메이크업샵 고르기

'아니 내가 내 돈 주고 하겠다는데 왜 못해?' 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자신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알아보니 선선-하니 날씨가 좋은 9-11월은 성수기에다가, 교통편이 좋아 하객들이 편하게 올 수 있고 밥도 맛있는 일명 '좋은' 웨딩홀은 이미 1년 전부터도 예약이 차 있고 (아니 1년 후에 확실히 결혼할 줄 어떻게 알고 덥썩 예약을), 촬영작가 또한 인기있는 작가들은 무려 1년 반 전부터도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드레스 또한 드레스를 가서 입어보고 고르는 일명 '드레스투어'를 가고 싶어도 예약이 다 차있기 때문에 어느 곳은 2달 반 이후부터 투어가 가능하다고도 했다.  

괜찮아보여서 클릭했다가 예약을 할 수 없다며 뺀찌(?)당하는 일이 많을 수록 느꼈다. 아.. 세상은 다 똑같구나. 결혼식 준비를 잘 하는것도 결국 정보력과 시간싸움이구나. 여기서 정보력이란, 내가 골라야 하는 것이 어떤 종류들이 있고, 어떤 것으로 골라야 내 피같은 돈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면서, 마음에도 쏙 들지 알아내는 것이다. 당연히 많이 알 수록 맘에 드는 것을 고를 확률이 높아진다. 단, 품절이 되기 전에 얼른 예약을 해야한다. 

그래서 나는 1번 항목을 준비할 때 예식장-촬영작가-드레스 순으로 예약을 마무리했다. 다행히 예식장은 결혼할 사람이 장교여서 군 관련 호텔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원래 그 정도 위치의 그 정도 홀이면 예약이 됐고도 남을 테지만, 군인 할인이 없다면 메리트가 없는 가격대라서 그런지 아직 예약이 되기 전이었다.(그치만 원래 예약하려던 날이 몇 시간 차이로 예약이 돼버리는 일이 생기기도 했기 때문에 나름 치열했음) 그래서 가자마자 바로 계약을 하고 왔다. 6월 15일날 계약을 진행했다.(결혼식 약 5달 전.)

 

촬영작가도 예식장과 동시에 알아보았다. 원래 다른 아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았던 곳도 보았지만 인스타로 내 스타일에 맞는 곳을 계속 찾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원하는 날짜에 예약을 할 수 없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찾아야 했다. 참고로, 나는 너무 인위적인 스튜디오촬영은 극혐하는 스탈이라서 스튜디오는 알아보지 않았다. 원래는 가봉스냅도 안 하고 그냥 본식만 하려고 했으나 한 번 뿐인데 그래도 꼭 남겨두는게 좋을거라며~~~ 동료 쌤에게 영업당해서 가봉만 하기로 했다.

  만약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스튜디오도 하실 계획이라면 어쩌면 예식장보다 더 서둘러야 한다. 왜냐하면, 보정기간이 길기 때문에 식 전에 사진을 받아보려면 결혼식 최소 5개월 전에는 촬영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 일주일동안 맘에 드는 곳 4-5군데에 연락을 했고, 그 중 한 곳의 가봉스냅이 예뻐서 본식도 함께 진행하고 싶었지만 본식날에는 예약이 되어 있어 가봉 스냅과 본식스냅은 따로 진행하기로 했다. 본식스냅은 6월 18일날 계약이 진행 되었고, 가봉 스냅은 일단 드레스샵과 먼저 이야기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 뒤에 정하게 되었다.(다음 단락에 나옴)

 

드레스는 비교적 최근에 진행을 했다. 왜냐하면 예식장에 촬영작가에 이미 내가 골라야 할 것들이 쌓여있었기 때문에 드레스까지 볼 여력이 없어서 아 몰라ㅡㅡ하고 일단 뒤로 미뤄놨었다. 게다가 전혀 몰랐던 분야라 뭐 어떻게 손도 못대겠고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보여서 멘붕이었다. 그치만 언제까지 손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일단 이렇게 하기로 했다. 뭘 어떤식으로 하자고 정하지 말고 인스타에서 #드레스 로 검색을 해서 이뻐보이는 걸 무작위로 수집해서 내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한 번 보자고. 그랬더니 비즈로 아예 화려한 것 or 심플한 실크 두 가지 스타일로 추려졌고, 놀랍게도(?) 화려한 스타일의 드레스는 거의 다 '엔조 최재훈' 이라는 브랜드의 사진이었다. 그래서 투어 전화를 하자, 한 달 뒤 까지 예약이 꽉꽉 차있다고 ㅎㅎ..ㅎ.. 6월 말에 전화했는데 가장 빠른 날이 8월 17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날로 예약을 했다. 

  다른 심플한 실크도 마찬가지였다. '마이아르'라는 브랜드 였는데,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브랜드여서 규모는 작지만 드레스들이 전부 내 스타일이어서 안 입어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샵도 8월 17일과 맞춰서 예약을 잡았다. 그리고 결론은, '엔조최재훈'에서 진행을 하기로 했다. 호텔식이기 때문에 1부와 2부 드레스가 모두 필요한 상황이어서 2부는 마이아르에서 대여를 할까 했는데(입어본게 전부 맘에 들정도로 다 예뻤음) 호텔이면 2부드레스도 조금은 화려하게 가야 묻히지 않는다고 하여.. 아쉽지만 2부도 엔조에서 같이 진행하기로 했다. 헤어메이크업샵도 살짝 알아봤는데 드레스샵과 묶는게 더 낫다 싶어 샵 측에 물어보니 당연히 있다고 하셔서 메이크업샵도 제니하우스로 진행하기로 했다. 8월 17일날 계약을 진행했다. 

  드레스샵에서 상담할 때 가봉스냅도 함께 문의를 드렸었는데,  날짜를 메이크업샵-드레스샵-우리쪽 3박자를 다 맞춰서 촬영작가님과 함께 조율을 했다. 그렇게 가봉스냅은 10월 8일로 예정되었고, 8월 22일날 계약을 진행했다. 

 

 

 

<2번 항목>

2번 항목은 꼭 해야하지만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는 것들 - 청첩장, 항공권 및 호텔 예약, 웨딩밴드 였다. 이것들은 사실 앞 문장에 적힌대로 빨리 해낼필요는 없었지만, 빨리 정리를 해놓고 싶어서(급한성격,,,,) 같이 빨리빨리 진행을 했었다. 그리고 앞서 1번 항목보다는 평소 그나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터라 결정하는 데 시간이 덜 걸렸던 것 같다.

청첩장은 바른손카드에서 주문을 해서 8월 22일날 받았고, 항공권은 7월 29일에 예약했고, 웨딩밴드는 이번달 초에 보러 갔었는데 남편될 사람이 알아서 사올(?) 예정이다. 호텔도 8월 25일에 예약이 마무리 되었다.

 

3,4번 항목들은 크게 내가 말해야할 부분이 없는 것 같다. 그 외에 웨딩슈즈도 사야하고, 부케도 알아봐야 하지만 이것들 또한 그렇게 급한게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알아볼 예정이다. 플래너를 끼지도 않았고, 결혼 전 후로 쭉 일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을 틈틈히 이용해서 알아 본다면 일을 하면서 알아보는 것도 해볼만 하다. 솔직히 시간이 없다는건 핑계인걸 다들 잘 알지 않..ㄴ...

 

암튼, 이렇게 속성으로 약 한 달 반 만에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해야할 일이 없는건 아니다. 2부 드레스도 다시 골라야 하고 가봉스냅 안내차 한 두 어번 더 왔다갔다 해야하고 백화점도 들락날가 거려야 하고 청첩장도 돌리러 다녀야 한다. 하필 중학생들 시험이 계속 이어지는 2학기라서 많이 바쁘지만 시간을 쪼개서 알뜰하게 쓰려고 한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께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틈틈히 각 항목 셀렉과정도 블로그에 차차 올리려고 한다. 그때 쯤 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실 듯ㅎㅎ

 

<시간별 나열>

예식장 - 6월 15일

본식스냅 - 6월 18일

항공권 - 7월 29일

드레스 - 8월 17일

청첩장, 가봉스냅 - 8월 22일

호텔 - 8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