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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강사/시작할 때 알면 좋은 팁

영어강사가 일할 좋은 학원을 고르는 법

오늘은 '좋은학원 고르는 법'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영어강사로 현재 재직중인 제가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요즘같은 세상에서 검색 몇 번이면 제가 어느 학원에 근무하고 있는지까지 다 나오고, 이 글이 해당 학원이나 다른 학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글은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원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고 다른 곳에서 있었던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억측은 하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제가 겪어보았고 또 같이 일 하는 사람들이 직접 겪었던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제가 일 해보니, 사람이 사는 이치는 다 같습니다. 직종이 다르더라도 근무형태가 다르더라도 '사장'이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그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원래 그랬던건 아니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죠? 자리때문에 그렇게 변하게 되니까 그 사장이 그 사장이 되어 버리는 것 뿐입니다. (관용구나 속담이 단순한 한 마디인 것 같지만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 나가다보니 생각보다 아주 깊은 뜻이 담겨있는 말들이네요) 그래서 내가 중소기업에서 일을 해 보았던, 레스토랑에서 일을 해 보았던, 학원에서 일을 해 보았던 내가 겪게되는 'boss'들은 거의 예상을 뛰어넘지않고 다 똑같습니다. 그것도 그들만의 사정이 있어 그런것이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나는 사장의 '밑에서'일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을 하고 있으니 거기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학원은 피상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교육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사업입니다. 올리브영에서 립밤을 가져오고 돈을 주는 것과 같은 이치죠. 그렇기때문에 당연히 대부분의 학원은 아이를 하나의 수입원으로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학원과 다른 사업들 간의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학원은 '교육'이라는 조금 특이한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죠. 교육이라는건 한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필요한 개념이고,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요소입니다. 조금 거창해졌지만, 결론은 인간에 있어서 '서비스 그 이상'의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하지만 아까 이야기했듯이 대부분의 학원은 아이들을 '수입원'으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받는 '교육'의 입장에서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지요.


왜? '교육'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게 되면 일이 복잡해지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대충 한 반에 10명씩 때려넣고 책 두어 권 정도 골라서 읽어 준 다음에 집으로 돌려보내면 한 클래스당 300이상 받아낼 수 있는데,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 배울까 하고 복잡하게 이것저것 더 생각하고 신경써주다 보면 시간과 에너지도 배로 들어가게 되고 결국 전반적인 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구상을 해 보다가 수입이 적절하게 픽스되는 구간에서 멈춘 뒤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일부 영어강사들도 원장과 같은 마인드입니다. '하던 책으로 계속 똑같은 수업하는데 저번에 썼던 자료 그대로 복붙해서 쓰면 되지뭐 준비 할게 뭐가있어 중학교 문법 얼마나 어렵다고' 라고 하며 가르치는 일을 쉽게 생각하고 쉽게 가르칩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수업은 전혀 부담이 될 것이 없다며 준비도 않고 들어가서 책만 읽다 나오기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수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들도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가르치는 아이가 더 잘 이해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떤 교재를 써야 더 재미가 있을까, 어떤 말을 해줘야 잘 집중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매일 하며 똑같은 수업을 두 번 하더라도 그 때 그 때 수업에 맞춰 다른 눈높이에서, 다른 자료와 컨텐츠를 가지고 수업을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해야 아이가 나를 더 따르고 그 말인 즉슨 수입원이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그 선생님의 포커스는 수입이 아니라 아이의 '학습'에 맞춰지게 됩니다. 나에게 어떤 한 사람이 공부를 배우겠다는데  되고 돈 보다는 한 아이가 하는 '공부'에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수업준비는 일상이 됩니다. 두 시간의 수업을 위해 그 만큼의 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른 곳 보다는 여유가 있는 곳으로 옮겼음에도 매일 노트북을 학원과 집으로 왔다갔다 들고 다니며 시간이 빌 때마다 이것저것 자료를 준비하곤 합니다. 


자 여기까지 읽었다면 알게 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순전히 '사업'의 입장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과, 그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잘 맞습니다. 둘 다 현상유지만 하면 되기 때문에 큰 욕심 없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아니면 '교육'의 입장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과, 그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 또한 잘 맞습니다. 결론은, 원장과 잘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어떻게 일을 하는 스타일인지 먼저 생각해 보신 후 영어강사로 일을 하게 될 학원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원장과 여러 이야기를 해 보며 그 마인드와 학원의 마인드가 일치하는지를 확인해보려고 노력하신다면 그렇지 않았을 때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됩니다. 


'그 마인드를 어떻게 확인해봐요 아직 해 보지도 않았는데?'라고 하신다면, 여태까지 여러분이 해오셨던 일을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나에게 아주 작은 일이 주어졌을 때나 알바같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일을 할 때요.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하며 나름 노력하며 열심히 하려고 하셨다면 '교육'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지 않고 작은 일은 작은 일이니까 그에 맞춰서 하고 큰 일은 좀 중요하니까 좀 더 신경쓰고 그렇게 하지 뭐 라고 하셨다면 '사업'의 입장으로 일을 하는 원장과 더 잘 맞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꼭 기억해야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일부 원장은 오랜 기간동안 학부모와 아이들과 상대하며 꼬리가 하나씩 달리다가 드디어 아홉개를 득템해 불굴의 여우로 진화했기 때문에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는 데에도 도가 트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점잖은 척, 교육자인 척, 나는 제일 먼저 강사를 위하는 척 하면서 폭력적이거나 툭하면 법조항을 들이밀거나 최저시급도 지키지 않으려는 분들이 종종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은 없지만 한 가지 대안책정도는 있습니다. 학원에 들어갔을 때 나를 보는 다른 선생님들의 눈빛을 읽는 것입니다. '새 선생님인가보네. 저 사람도 곧 나 처럼 되겠지' 라는 눈빛과 '어머 새 선생님인가보네!!' 라는 눈빛은 다르기 마련이며 둘 중 어느 눈빛이 있던 학원이 나은지는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좋은 학원을 고르시는데 도움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