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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내가 경험해 본 일

셀프 개명 신청 절차 및 허가통지까지 걸리는 기간

개명에 관해서 검색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글을 작성한다.

개명 신청에 대한 내용은 관할 지역에서 다루기 때문에 서울이나 경기도처럼 인구가 많은 곳은 길면 4달까지 기다려야 한다(더 길어질 수도 있음). 하지만 나는 감자와 돌 밖에 없는 갱원도에서 신청을 해서 그런지 28일만에 허가가 되었다. 빨리 바꾸고 싶은 이름을 쓰고 싶어서 허가가 나기 전부터 개명한 이름을 쓰고 다녔는데 만에 하나 안 되면 어쩌나 약간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행복추구권 이라는 것을 존중해주는 추세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허가를 해준다고 한다(8~90%)

 

신청은 변호사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하지 않고 모두 내가 직접 했다. 서류 제출까지 총 50분정도 걸렸고 동사무소에서 증명서를 떼는 비용과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 송달료까지 모두 합쳐서 35000원 정도가 들었다.

 

 

총 소요 기간

개명 신청일: 20181227

개명 허가일: 2019124

신청부터 허가까지 걸린 기간: 28

 

 

 

제출 할 서류

 개명에 필요한 모든 서류는 다음 4가지 이다.

1) 기본 증명서 1(상세)*

2) 주민등록등본 1(상세)

3) 가족관계증명서 본인 것 1(상세)

4) 가족관계증명서 엄마,아빠 것 각각 총 2(상세)

(*상세=주민등록번호가 다 나오는 것)

 

가족관계증명서는 내 신분증만 가져가도 엄마,아빠것 모두 출력 가능하니 걱정 붙들어들 매세요 ㅎㅎ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셨거나 본인이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서류들을 더 첨부해야 하는데, 법원 가셔서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주심)

 

이 서류들을 뽑는 데에는 직접 집에서 프린트하거나 동사무소에서 각 장당 1,000원씩 수수료를 주고 떼는 방법이 있다. 나는 동사무소에서 직접 뗐는데, 셀프로 하다가 누락이 된 부분이 있어서 보정명령을 받고 허가가 되지 않거나 혹은 허가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었다는 글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3일 내내 검색해보고 내린 결론)

 내 신분증 하나만 주면 동사무소 직원분이 키보드를 투다다다닥 몇 번 두드린 뒤 이 서류들을 챙겨 주신다. 업이 이런 증명서 출력 및 확인이다보니 내가 하는 것보다 더 신속정확이었다.

 



개명허가신청서

이 서류는 인터넷에서 뽑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지방법원이 내 출근길에 있기 때문에 (개꿀) 들려서 직접 프린트 되어 있는 서류를 확인했다. 첫번째 장은 이렇듯 '송달료'와 '인지' 라는 요금에 대한 영수증을 붙이는 칸이 두 가지가 있다.


그리고 그 다음 장에는,

'개명허가신청서' 라며 각 항목들을 적으라고 되어 있다. '주민등록등본 주소' 라 함은 여러분이 뗀 '주민등록등본'에 적힌 주소를 적으라는 것이고 '등록기준지'라 함은 가족관계증명서의 상단에 나와있는 '등록기준지' 의 주소를 적으라는 것이다. 나의 경우 나는 춘천에 살고 있지만 등록기준지는 다른 지역으로 되어 있어서 그 지역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한 장을 더 넘겨보면,

신청 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라는 칸이 나오는데, 개명에 대한 허가를 결정하는 부분은 바로 이 곳이 기준이된다. 어떤 사람들은 이걸 읽는 판사님(?)들이 귀찮아서 안 해줄까봐 최대한 간결하게ㅋㅋㅋ 적는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허가를 내려주십사 최대한 구구절절 적는다고 하고 암튼간에 다양한 사람들의 후기가 있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8줄로 적었다.  처음엔 나도 간결하게 적을 생각이었는데, 그간 맘에 안 드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 온 시간을 생각하며 적으니 그라데이션으로 짜증이 솟구쳐서 쓰다보니 길어졌다.ㅋㅋㅋ 지금 내용을 까먹었는데 대강 기억을 더듬어 얘기하자면 


[저는 어렸을 때 부터 제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존댓말이어야 함) 다른 아이들은 지혜로운 아이가 되어라 해서 '지혜', 빼어난 아이가 되어라 해서 '수진' 이라는 이름인데 저는 부모님한테 좋은 뜻인 효도를 참으로 잘해라 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제 이름이 싫었고 그래서 부모님은 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셨습니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니 저는 제 이름을 사용하며 살아야 했고 어떤 일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불용한자(이름에 쓰지 않는 한자)가 쓰여서 개명을 하고 싶은 이유도 있습니다. 또한 현재 제 직업은 영어 강사인데 영어로 말하거나 외국에서 쓰려고 할 때에도 발음이 어려워 직업상 문제가 있습니다. 좋은 이름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이렇게 썼다. 

내가 노렸던 포인트는 

①본인이 본인 이름 맘에 안 들음 

②뜻이 좋지 않고 불용한자가 있음

③직업상 어려움을 겪음 

④이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행복하지 않음


이었다.



접수 후 허가까지

접수를 하고 약 4시간 뒤에 이 문자가 왔고 한 달 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뒤에



이 문자가 왔다. 비록 순서가 뒤죽박죽 이었지만 개명이 허가 되었다는 내용이었고 등기우편은 이틀 뒤에 받았다. 개명신고는 한 달 안에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묻기 때문에 바로 인터넷에서 신고했다. 인터넷으로 개명신고하는 방법은 다음 포스팅에서 얘기해 드릴 예정.



개명 후 할 일

솔직히 개명 후 이것저것 바꿔야 하는데 허가 통보를 받고서도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바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일단 임시 주민등록등본 초본이라는 것을 발급 받아서 여기저기 내고다니며 바꿔야 하는데, 바꾸려면 새 사진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2013년에 면허를 따며 찍었던 사진을 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들이민다면 이거 누가 사진도용해서 개명한다고 갑자기 분위기 파출소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통신사를 비롯해서 바꾸는 건 하루 날 잡아서 사진을 찍은 다음, 하나씩 차근차근 해 나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