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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내가 경험해 본 일

lg그램에 커피 쏟아서 lg서비스센터 다녀온 후기

오늘 눈을 뜨자마자 부리나케 센터에 달려갔습니다. (사실 오전 9시 예약이었는데 준비하다보니 9시 5분쯤 도착함,,) 사실 많이 안 들어갔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센터 엔지니어분이 열기 전까지 계속 강조를 하셨어요. 상태 봐서 부품을 바꿔야하면 비용이 나갈 수도 있고 세척만 하게 되면 처음이시니까 비용은 안 받으시겠다구. 그래서 점점 겁을 먹게 됐는데 열어보니까 상태가 제 예상보다 꽤 심각했어요..




이미 쏟은지 19시간, 

그러니까 거의 하루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액체가 내부에 남아있었어요.


와.. 어떻게 그 순간에 

이렇게 많은 양이 쏟아져 들어갔는지

의문일 따름..


참고로 사진은

제가 차에 깜빡하고 폰을 두고오는 바람에

제가 따로 부탁해서

엔지니어분이 찍어서 컴에 저장해주심..ㅎㅎ








노트북 본체 말고 덮개 부분인데

부식된 흔적이 남아있었어요.


이걸 본 순간부터

아 뭔가 좀 일이 커졌지 싶었음..





ㅎ..............

왠지 내 그램은 이생망인 것 같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부품 몇 가지가 부식이 진행됐다고 합니다.

위에 곰팡이처럼 슨 부분 보이시죠?

그 부분이 녹이 슬었어요.




정중앙에 녹슨 부분은 전원키 있는 곳인데

그램 키스킨 보면 그 부분만 키스킨이 없잖아요?

그래서 바로 커피가 홀라당 들어갔는데

순간 재부팅이 되며 바로 부식이 일어난 듯

싶다고 그러셨습니다.


다행히 약품으로 세척과정 거치니

다시 원래의 스댕(?)느낌으로 돌아왔지만

더 두고 봐야한다고 하시네요.






이건 무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고나 만드는 기계마냥

활활 타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하아..

이거보고 충격 먹었었는데


이 부분은 안 닦으시더라구요.

메인보드에서 떨어져있는 부분이라

별로 안 중요해서 그런지?

여긴 왜 안 닦는지 궁금했지만

1도 모르면서 참견하는 것 같아

입 꾹 다물고 있었습니다..ㅎㅎ





SSD카드 쪽에도 들어갔어요

엉엉엉ㅇ.......






이것도 어느 부분을 뜯어 봤는데

그 밑까지 들어가 있었던 액체였어요.

어떻게 첩첩산중으로 껴있는 틈을

그렇게 잘 비집고 들어갔는지..


여기까지 열고 나서는

가망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서

절망of절망의 상태였습니다.





허허허허허허허...

메인보드에 커피 한 방울이 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액체가 여전히 있는 곳을

티슈로 닦아내고 약품처리 하고

다시 조립한 뒤에,

이 상태에서 켜지면 그래도 괜찮은 것이고

켜지지 않으면 이상이 있는 것이다. 

라고 하신 뒤켜보았는데 

전원이 안 들어 왔어요. 


!?!?!????? 

엔지니어분 표정 급 안 좋아지시고

나는 절망orz 이러고 있었는데

아 하나를 연결 안 하셨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찰나에 

절망+남은 8개월의 할부+앞으로의 할부가

스쳐지나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연결해보니 다시 전원은 들어왔습니다.




일단은 오늘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오늘 메인보드까지 다 뜯어서 봐주시고

약품으로 세척해 주셨지만

처음이라 그 비용도 받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하우 카인드 오브 유 ㅠㅠㅠㅠㅠㅠㅠ)


대신 메인보드 단자 중 2군데 부식된 곳이

작동하다가 멈추면 얘는 끝난 거라고..

지금은 잘 돌아가지만

멈추게 된다면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오후 약7시경 까지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멈춤 없이 잘 돌아가길..



+++


컴퓨터에 물 쏟았을때 궁금하신 점

있을 것 같아 제가 물어보고 왔던 것들도

같이 알려드릴게요




Q. 커피가 아니라 물이면 괜찮은가?

A. 아니다. 액체류는 모두 좋지 않다.

컴퓨터 부속들은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닿는 즉시 부속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탕이 들어가면 끈적해지기 때문에

상황이 더 안 좋아지는건 있다.



Q. 액체가 들어가고난 후 최대한 빨리 와야하나?

A. 빨리오나 늦게오나는 큰 차이가 없다.

액체가 들어간 뒤 전원을 켜지 않는다면

차라리 상황은 더 좋다.

부식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슷비슷하다.


물론 하루 만에 오는 것과

한 달 뒤에 오는 만큼의 차이에서는

전자가 훨씬 좋기는 하지만.



Q. 메인보드가 나가면 수리비용은 얼마나?

A. 보통 컴퓨터 값의 2/3정도 생각하시면 된다.



Q. 부분적으로 부식되었다면 그것만 바꿀 수 있는지?

A. 없다.

메인보드의 부품이 부식되었다면

그 판 전체를 컴퓨터가 만들기 때문에

그 부분만 따로 사람이 수리할 수는 없다.

아예 통째로 바꿔야 한다.


Q. 부식이 되었다면 약품처리로는 연명(?)이 가능한가?

A.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하지만 약품처리를 한 뒤 하루-이틀 쓰면서

갑자기 꺼지는 등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그 뒤로도 문제가 없을 확률이 아주 높다.

연명(?)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Q. 키스킨을 덮어 놓아서 상황이 그나마 나은가?

A. 훨씬 낫다. 

만약 덮고 있지 않았더라면

키보드를 통해 메인보드가 그 자리에서 나갔을 것.

키스킨이 아주 도움이 된 케이스이다.






이로써 겪어보지 않아도 될 끔찍한 일을 겪은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아직 이런 일을 겪지 않은 분들은 컴퓨터와 액체류는 가능한 한 멀리하고, 키스킨은 항상 덮어놓는 것이 아주 도움이 되겠죠? 

   제가 서비스센터 방문 후 집에 와서 제일 먼저 한 것은 당연 백업이었습니다. 바꾼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일하면서 학원에서 쓰는거라 중요한게 몇 없다보니 폴더 몇 개만 옮기면 되어서 빨리 끝났습니다. 그치만 제일 좋은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컴퓨터를 잘 아는 분에게 여쭤보니 아마 전원이 잘 들어오고 약품처리 했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수능때 이후로 오랜만에 아주 간절해 지는 하루였습니다^^ 


참, 그리고 lg서비스센터는 처음 가봤었는데 내부가 아주 깔끔하고 괜찮았습니다. 삼성 서비스 센터만 가봤었는데 lg도 그에 못지않게 대기실부터 핸드폰 충전 서비스 등등 전자기기를 다루는 브랜드 답게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현재 있는 곳이 갱원도라 서비스센터 하면 도내에서도 몇 군데 없는데, 다행히 사는 곳 반경 2km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니 너무 편리하네요...! 서울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감자국의 비애ㅋㅋㅋㅋ 춘천 서비스 센터 성명관 엔지니어님 꼼꼼히 잘 봐수셔서 감사합니다. 나오면서 고맙다고 인사는 하고 나왔는데 해드릴 수 있는게 이렇게 후기를 남기는 것 뿐이라^3^ 


이상 저의 파란만장 커피향 그램 후기였습니다. 끝.